[금주의 시] 설악에서-정정하

봄과 겨울 사이 설악
산중에 눈은 오래 참고 견딘다

밤새 눈으로 주봉을 가는 길은 희미해졌다
꿈을 꾸듯 암자가 바위틈에 박혀 있다

설악이 바라보는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첩첩 산중에 이르는 길처럼
스님이 찻물을 다리고 있다

장작 패는 소리가 산을 가르는 겨울
안다고 말 할 수는 있어도
다 안다고 말하기엔 너무 깊은
설악도 눈에 갇혔다

문을 열면 방안으로 들어오는
설악을 보러 갔다가
마음만 뺏기듯 노을을 안고
生이 기다리는 산 밑으로 내려왔다.

* 정정하 약력
* 2001년『문학세계』 등단
* 강원문인협회 회원.
강원여성문인회 회원
* 제8회강원여성문학상 우수상수상 등.
* 시집 『안반덕이』 『터미널에 비가 온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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