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자 1인당 진료비 491만원…전체 평균의 약 3배
◇ 65세 이상 인구 및 전체 인구수와 연평균 1인당 진료비[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노인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약 42%인 36조원에 육박했다.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도 10% 넘게 늘어 86조원에 달했다. 또 건강보험 대상자는 지난해 약 115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134만원의 혜택을 받았다. 다만 종합병원에 지급한 진료비는 전년 대비 16.5% 상승하는 등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발간한 ‘2019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는 전년보다 10.5% 증가한 86조1천1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의료기관에 지불한 진료비와 환자가 의료기관에 지불한 본인부담금을 합한 것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 35조7천925억 원(41.6%)은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에 쓰였다. 2015년(22조2천361억원)의 1.6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2015년 62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3%를 차지했던 65세 이상 인구가 4년 새 746만명(14.5%)으로 대폭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1인당 진료비는 491만원으로 전체 평균 1인당 진료비인 168만원의 약 3배에 해당했다.
노인 1인당 진료비는 2015년 362만원, 2016년 398만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2017년 400만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500만원에 근접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 1명이 낸 연간보험료는 115만4천212원이었다. 이들에게 치료비로 나간 보험급여비는 134만6천744원으로 보험료 대비 급여비는 1.17배였다. 보험료로 100원을 내고 117원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는 뜻이다.
1인당 진료비가 연간 500만원이 넘는 고액 환자는 298만8000여 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의 6.2%를 차지했다. 이들의 진료비 총액은 전체 진료비의 절반에 가까운 41조1천869억 원(47.8%)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진료비가 10.5% 늘어난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급여도 64조8천881억 원으로 2018년(58조7천479억 원)보다 10.4% 증가했다.
지난해 요양기관 종별 진료비(진료일 기준)는 상급종합병원 14조9천705억 원, 종합병원 14조7천210억 원, 병원 7조5천716억 원, 의원 16조8천644억 원, 치과 4조8천597억 원, 한방 3조119억 원, 약국 17조7천12억 원이었다.
문재인 케어 이후 의료 수요가 늘면서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도 이어졌다. 의료기관 전체의 전년 대비 진료비 증가율은 10.1%였지만, 종합병원은 16.5%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종합병원 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율인 10%보다도 높은 수치다.
전체 의료기관 진료비 중 진료 항목별 요양급여 비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부문은 처치 및 수술료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료였다. 처치 및 수술료는 2018년 18.8%에서 19.4%로, MRI료는 2018년 0.8%에서 1.5%로 각각 0.6%포인트씩 올랐다. 문재인 케어의 보장성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MRI 검사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되면서 진료비가 크게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저출산이 장기화하면서 분만 관련 통계는 해마다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분만 건수는 30만787건으로 전년도의 32만7천119건보다 8.0% 감소했다. 자연분만은 17만2천441건에서 14만8천741건으로 13.7%, 제왕절개는 15만4천678건에서 15만2천46건으로 1.7% 줄었다. 아울러 분만기관도 567곳에서 541곳으로 감소했다.
의료기관, 약국 등 전체 요양기관 숫자는 9만4천865개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병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감소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에 대한 종합병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32.2%로 전년도의 34.9% 대비 2.7%포인트 하락했다.
최죽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