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정 하
터미널에 비가 내린다
어느 한 부분을 잃어버린 것처럼
너를 보내고 길목마다
창에 어리는 모습 간절하다
버스 창밖 어미의 그 손사래 속에
지나온 길들이 울컥 쏟아 진다
네가 발랄하게 흔드는 손이
오늘따라 가슴을 ㅤㅎㅜㅀ는다
지나온 저 편 기억만이
차창에 빗물처럼 흘러내린다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뒤돌아보는
버스는 그렁그렁 빗방울 매달고
대관령을 넘어 간다
길게 늘어 난 길을 따라 간다
이젠 아무 것도 그립지 않다고 끼워 넣는
그 공백에 네가 살고 있구나
힘껏 밀어주지 못한 마음으로 너를 보내고
비가 오는 터미널에서
내가 시집 오던 날 만큼 울었다.
* 정정하
* 2001년 『문학세계』 등단
* 강원문인협회 회원
* 강원여성문학인회 회원
* 관동문학회 회원
* 시집2015 『안반덕이』 외.
* 제8회 강원여성문학상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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