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심한 장애인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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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흰색 반점이 생기는 질환 ‘백반증’이 얼굴에 발병해 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 정도에 이른 경우 안면장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 단독 김정진 판사는 최근 강모씨가 서울 동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낸 장애등급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강 씨는 지난해 2월 피부과의원에서 ‘백반증(전신), 일광 화상흉터’ 진단을 받고 백반증을 이유로 동대문구청에 안면장애에 대한 등급심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동대문구청은 같은 해 3월 강 씨의 신청에 대해 ‘원고의 장애상태는 눈에 띄는 면상반흔, 색소침착, 모발결손, 조직의 비후나 함몰, 결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애등급외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강 씨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을 정도로 안면부에 심한 백반증이 있고, 치료도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장애인복지법 상 안면장애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며 장애등급결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김정진 판사는 “장애등급 판정 기준은 장애인을 분류하면서 안면장애를 ‘안면부의 추상, 함몰, 비후, 변형으로 인한 장애’로 규정하고 있고, 그 판정 개요에 의하면 ‘안면장애에는 눈에 띄는 면상반흔, 색소침착, 모발결손, 조직의 비후나 함몰, 결손이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면서 “안면부 백반증이 있을 경우 장애로 판정할 수 있다는 대한의사협회의 의견 등을 종합해 보면 백반증의 경우에도 안면부의 변형으로서 이로 인해 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 정도에 이른 경우 안면장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강 씨가 백반증으로 인해 안면부의 90% 이상 면적에서 색소가 소실된 상태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노출된 안면부의 90% 이상의 변형이 있는 사람으로서 2급 장애인(현행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 한다”고 판시했다.
김정진 판사는 “동대문구청장은 장애등록과 관련된 처분을 함에 있어서 국민연금공단의 심사에 따를 뿐이어서 그에 따라서 한 이 사건 처분에 아무런 위법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백반증도 일정한 경우에는 안면장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강 씨가 이에 해당하는 이상 국민연금공단의 심사결과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했는지 와는 무관하게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최죽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