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小滿)은 입하(立夏) 다음에 위치한 절기로, 1년 24절기 중 여덟 번째에 해당합니다. 소만은 보통 5월 21일 혹은 22일에 위치하게 됩니다. 보통 소만은 약한 더위가 찾아오는 시기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에는 점점 더위가 빨라지기 때문에 소만에도 벌써 3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더위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뉴스를 몸으로도 느끼게 되고는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소만은 과거에는 보릿고개가 찾아오는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과 들판에는 푸름이 가득하지만 사람들은 곡식이 떨어진 통에 힘겹게 연명해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었지요. 그렇게 곡식은 없지만 일은 오히려 많은 때였습니다. 음력 3월에 심은 채소류를 관리하여 주고 소나 돼지를 교배시키는 등 당장의 배고픔은 잠시 뒤로 미루고 매우 바쁘게 보내야 하는 때였지요. 물론 지금은 보릿고개라는 말도 사라진지 오래이지만 말이죠.
옛날 사람들은 이처럼 5월 21일이나 21일에 시작되는 소만을 5일씩 세 개의 시기로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시기에는 씀바귀가 뻗어 나온다고 하였고, 두 번째 시기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간다고 하였으며, 마지막 시기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소만 절기는 심한 가뭄이 들기도 하였고요. 그래서 밭의 곡식을 관리하고, 모판이 마르지 않도록 부지런하게 물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바로 소만이기도 하였습니다.
소만에 먹는 대표적인 먹거리에는 냉이국이 있습니다. 소만을 세 개의 시기로 나눠 그 중간 즈음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간다고 하였는데, 그러니까 그 전에 냉이국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지요. 또한 이때 죽순을 따다가 고추장 등으로 양념을 하여 먹는 것도 별미로 삼았습니다. 또한 소만을 즈음해서는 보리가 익기 때문에 밀과 더불어 여름철의 주식으로 삼기도 하였고요.
소만(小滿)은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가득찰 만滿)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이른 더위가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만큼 햇살이 풍성하고, 만물의 생장은 속도를 붙이게 되겠지요. 도시의 가로수들은 금세 풍성한 잎을 드리워 그늘을 만들겠지만, 시골에서는 정신없이 자라나는 잡초를 뽑아내는 김매기로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은 여름을 가득 품고 있으니, 입하를 거쳐 본격적인 여름으로 진입하는 소만일이 되면 봄도 끝이 아닌가 하여 조금은 야속한 생각도 듭니다.
<자료제공: 산수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