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집에서 살면서 평생동안 매달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이 있다. 주택연금액은 나이와 주택가격 그리고 상품 종류에 따라 다양하지만, 가입시 나이가 많고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더 많다. 주택연금의 가입조건과 유의할 사항을 알아본다.
◈ 주택연금의 정의와 가입조건
주택연금은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소득이 필요한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평생 매월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부부 중 한 사람이 60세 이상일 때 가입할 수 있는데, 주택가격이 같다면 높은 나이에 가입할수록 연금액이 늘어난다. 이는 주택가격을 예상 생존기간으로 나누어서 매달 지급하기 때문이다.
만약, 65세 노인이 5억 원 주택을 맡기면 매월 주택연금으로 125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집 소유자가 사망해도 배우자가 살아있으면 연금은 계속 받는다. 주택연금 설계 시에 연령기준은 부부 중 나이가 더 낮은 사람이다. 대상 주택은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이다. 공시지가는 시가의 70% 내외인 경우가 많기에 시가기준 13억 원인 주택을 가져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부부 기준으로 1주택 보유자 또는 보유주택 합산가격이 9억 원 이하이어야 한다. 공시지가 9억 원 초과 2주택자는 3년 이내 1주택을 팔기로 약정하면 가입할 수 있다.
◈ 5억 원 집에서 매달 125만 원이 나온다
가입조건은 공시지가 9억 원 이하 집에 사는 60세 이상인 자이지만, 주택연금의 지급은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시가 5억 원 집에 사는 65살 노인이 가입하면 매달 125만 원을 받는다면, 70살에 가입하면 153만2000원, 80살에 가입하면 244만1000원을 받는다. 시가 3억 원 주택이라면 65살에 가입하면 75만 원, 70살에 가입하면 91만9000원, 80살에 가입하면 146만4000원이다. 같은 가격의 집이라도 높은 나이에 가입하면 더 많은 연금을 받는 것은 연령이 높을수록 추정 지급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평균수명이 빠르게 증가하기에 생명표에 따라 가입 시기가 늦어지면 같은 연령의 연금액이 조금씩 낮아진다. 자신의 집 가격과 노후에 필요한 소득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점에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 주택연금 상품 종류는 다양하다
가진 것이 집밖에 없는 경우에도 가구 상황에 따라 주택연금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상품 종류는 종신지급방식, 확정기간혼합방식, 종신혼합방식, 대출상환방식(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 4가지가 있다. 종신지급방식은 인출한도 설정 없이 평생 매월 연금형태로 받는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가입후 죽을 때까지 매월 같은 금액을 받는다. 부부 중 연령이 낮은 사람을 기준으로 지급액이 결정되고, 한 사람이 사망하더라도 감액없이 계속 같은 금액이다.
매달 같은 돈을 받기에 연금액에 맞추어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연금의 실질 가치는 매년 떨어진다. 예컨대, 5억 원 집으로 65세부터 매달 125만 원을 받는 사람은 첫해에는 만족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연간 3%라면 10년 상승률이 30.91%가량 되어 125만 원은 현재 가치로 86만4000원으로 줄어든다.
종신지급방식은 매달 같은 금액을 받는 정액형이 일반적이지만, 가입 11년째부터 기존 월 수령액의 70%만 받는 전후후박(前厚後薄)형 상품도 있다. 젊은 노인은 부부가 함께 살고 사회활동을 하므로 더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나이가 들면 혼자 살아서 돈이 적어도 된다고 볼 때 선택할 수 있다.
◈ 가구 상황에 맞춰 설계할 수 있다
종신지급방식은 가입자와 그 배우자가 모두 죽을 때까지 받기에 연금액이 상대적으로 적다. 매월 더 많은 연금을 받고 싶다면 확정기간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입자는 선택한 기간에 월 지급금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 가입 시 나이에 따라 선택 가능한 지급 기간이 다른데 55~68세는 20년 형, 60~74세는 15년 형, 65~74세는 10년 형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확정기간방식은 매달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많지만, 기간이 끝나면 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주택 이외에 달리 노후대책이 없다면 확정기간방식이 위험하지만, 지병이 있어 생존기간이 짧을 것으로 예측되는 사람은 선택할 수도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해야 할 때 결혼하지 않은 자녀가 있어서 결혼자금 일부 목돈을 남겨두고 싶다면, 종신혼합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대출 한도의 50% 이내에서 인출한도를 설정한 뒤 목돈을 수시로 찾아 쓸 수 있다. 인출 한도를 제외한 부분을 매월 연금으로 받기에 종신지급방식보다는 매달 연금액은 적다. 끝으로 부부 기준 1억5000만 원 미만 1주택 보유자는 가입 연령, 주택 가격에 따라 연금지급액에서 ‘우대’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도 복지제도의 하나이기에 주택가격이 낮은 경우에는 다른 가입자보다 우대한다.
◈ 주택연금은 정부가 보장한다
주택연금은 정부 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주택연금은 집값이 내려가거나 금리가 올라도, 혹은 가입자가 오래 살아도 매달 주는 연금을 보장한다. 가입자가 사망 후 집값이 남으면 자식에게 상속되지만, 누적 연금액보다 집값이 부족해도 자식이 갚을 필요는 없다. 부족한 금액은 국가가 손해를 떠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주택연금의 누적 가입자는 매년 늘어났다. 주택연금 출시 첫해인 2007년에 515명이었던 가입자수는 2012년 누적 가입자수 1만을 돌파했다. 연간 가입자는 2010년에 2천16명, 2011년에 2천939명, 2013년에 5천296명에서 2014년에 5천39명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5년에 6천486명, 2016년에 1만309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8년 10월 말 누적 가입자수는 5만8천78명이다.
◈ 해약하면, 3년동안 재가입하지 못한다
주택연금은 국가가 보장하는 금융상품이고, 집값이 안정되거나 떨어질 때 가입자에게 유리하다. 주택가격이 꾸준히 올라가면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시가 3억 원의 집을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매달 125만 원을 받는 노인이 집값이 올라 5억 원이 된다면 연금액은 주택의 실질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해에 해약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2017년에 해약건이 1천731건이었는데, 주택가격이 상승한 2018년에는 3/4분기까지 1천626건으로 늘었다. 집값이 올라도 연금액은 늘지 않기에 해약하겠다는 요구가 늘어났다. 중도해지 후에는 3년 동안 주택연금에 재가입이 제한되므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 3월 4일 이후에 가입하면 연금액이 떨어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9년 3월 4일을 기해 주택연금 월 수령액을 평균 1.5% 낮출 예정이다. 기대 수명이 늘어난 데다 시장금리가 오른 것을 반영한 조치다. 주택연금에 가입할 의사를 굳힌 사람이라면 그 전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70세가 3억 원 주택으로 매월 91만9천260원을 수령했지만 3월4일 이후에 가입하면 89만5천780원으로 줄어든다. 기존 가입자는 이미 확정된 주택연금을 받고 3월4일 이후에 새로 가입하는 사람은 바뀐 금액을 받는다.
참고=한국주택금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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