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쓰지 않는 교통약자 위한 ‘임차 택시’ 도입도 늘려야”
◇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
국가인권위원회는 리프트가 달린 특별교통수단을 휠체어 사용자가 우선 이용하도록 하고, 다른 유형의 교통약자를 위해서는 임차(바우처) 택시의 도입·운영을 지원할 것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흔히 ‘장애인 콜택시’라 불리는 특별교통수단은 이동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2006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교통약자법) 시행으로 도입됐다. 리프트나 슬로프가 달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다.
이법에 따라 지역 단체장은 1·2급 장애인 200명당 1대 이상의 특별교통수단을 도입해서 운행해야 한다. 차량 대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기준 전국 161개 시·군에서 법정 기준대수(2천327대)를 넘은 2천932대가 운행 중이다. 여기에 7개 특별·광역시와 17개 시·군에서는 특별교통수단 외에 일반택시형인 임차 택시 1만1천572대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 대상과 지역, 횟수가 제한적이고 배차 간격이 길다는 등의 문제로 이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이 여러 건의 진정을 제기해왔다. 휠체어를 쓰지 않는 장애인들도 절반가량의 비율로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어 반드시 휠체어를 써야만 하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제약을 받는 점이 큰 문제로 꼽혔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고 특별·광역시와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 임차 택시를 운행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차량을 배정해야 하는데, 신청자와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을 우선 배차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교통약자의 이용이 제한되는 점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국비는 특별교통수단 차량구매에 대해서만 40∼50% 지원되므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자치단체는 특별교통수단의 공급 확대나 임차 택시 도입·확대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인권위는 “휠체어를 사용하지는 않으나 실질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에 큰 제약이 있는 교통약자를 위한 임차 택시 도입을 확대하고, 특별교통수단은 휠체어 사용 교통약자가 먼저 이용할 수 있도록 구분해 운행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 “지역 간 이동 지원을 위해 이동지원센터가 목적지까지 환승·연계를 지원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통약자법을 개정해 광역 이동지원센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지자체 재원과 여건에 따라 특별교통수단의 이용대상자와 이용 범위·시간·요금 등이 달라 교통약자의 입장에서는 거주지 차별을 경험할 수 있다” 며 “특별교통수단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고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동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