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등에 선별급여 적용 검토…중환자실 수가 15∼31% 인상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2∼3인 병실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입원료 부담이 절반 수준으로 경감된다. 2인실을 쓸 때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하루 병실료는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에서 평균 15만4천원에서 8만1천원으로, 종합병원에서 9만6천원에서 4만9천원으로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하나로 추진한 이런 내용의 ‘상급병실 보험적용 확대 계획’을 8일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고 확정했다.
내달 1일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2∼3인실 1만5천217개 병상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연간 환자 50만∼60만명이 병원비 경감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병실 건강보험 적용은 현재 4인실 이상에만 되고 있다. 2∼3인실은 기본입원료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나머지 입원료는 ‘병실 차액’이라는 항목으로 환자가 100% 부담하고 있다. 병원마다 제각각 병실 차액을 책정하기 때문에 입원료도 병원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병원별로 제각각이었던 2∼3인실 입원료를 4인실 입원료 기준으로 표준화된다. 3인실은 4인실 입원료의 120%, 2인실은 150%(종합병원)∼160%(상급종합병원)를 받는다. 입원료에서 환자가 부담하는 비율은 종합병원 3인실 30%, 2인실 40%다. 상급종합병원은 3인실 40%, 2인실 50%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환자 부담금은 상급종합병원 2등급 기준으로 2인실에서 평균 7만3천원(15만4천원→8만1천원) 줄고, 3인실에서 4만3천원(9만2천원→4만9천원) 감소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총 42곳으로 이 중 32곳이 2등급에 속한다.
전체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 부담금 감소 효과가 가장 큰 경우를 살펴보면, 2인실 입원비는 최고 19만1천원(27만2천원→8만1천원) 줄어들고, 3인실 입원비는 최고 13만3천원(18만2천원→4만9천원) 감소한다. 종합병원에서는 3등급 기관을 기준으로 2인실 입원료는 평균 4만7천원(9만6천원→4만9천원) 감소하고, 3인실은 3만6천원(6만5천원→2만9천원) 줄어든다. 종합병원 302곳 중 67개가 3급이다.
종합병원에서의 최대 경감액은 2인실이 20만2천원(23만7천원→3만5천원), 3인실은 15만6천원(17만7천원→2만1천원)이다. 2∼3인실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가 병실 차액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3천690억원에서 1천871억원 정도로 감소할 전망이다. 하루 평균 환자 부담금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건강보험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2천173억원으로 추산된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총 병상 중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건강보험 적용 병상 비율을 현행 70%에서 80%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병상 12만9천851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된다. 병실 부족으로 원치 않는 2∼3인실 입원이 많은 대형병원과 달리 병상 여유가 있는 병·의원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보험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감염 우려 등으로 1인실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에 한정해 1인실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7월부터 중환자실 내 환자안전과 의료질 제고를 위해 관련 수가를 15∼31% 인상하기로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이 상위 등급으로 갈수록 많은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수가 적용방식도 개선한다. 직결장암과 두경부암 치료제인 얼비툭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기간은 2022년 6월까지 연장하고, 전문병원의 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체 병원급 전문병원 90곳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비용 대비 효과성이 증명되지 않아 보험적용이 어려운 의약품에 대해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높여 보험을 적용해주는 선별급여제도 도입 계획도 밝혔다.
복지부는 보험 인정 범위(적응증·투여대상·용량 등)를 제한하는 기준이 설정된 의약품을 기준 외로 사용하면서 환자가 비용 100%를 부담하는 경우가 빈번한 항암제에 대해서는 2020년까지, 그 외 의약품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선별급여 적용 검토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인동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