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개구리처럼 죽은 시간들이 불꽃으로 튄다
겨우내 나는 어디 있었나
죽은 이파리 속에? 구름 가방 속에? 가계부 부채 속에?
얼음조각들은 몇 번의 정전을 일으키고
냉동 물고기는 물고기를 키우고
음악은 들리지 않았다
비늘 같은 별들은 먼 너머에 있었고
침묵은 찾아와 오래도록 문고리를 잠갔다
탱탱 얼어 터진 물고기의 입,
거기 아픈 입들이 한 몸으로 누워 둥-둥 떠갔다
죽은 물고기를 부화시킬 수는 없는가
아궁이 속에서도 부화되지 못하는 나는
그렇게 한겨울 죽음과 동행했다
몰락으로 가는 관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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