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한파 속 인플루엔자(독감)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 등 고위험군의 경우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A형과 B형 독감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가운데 독감은 지난달 초 유행주의보가 내려진지 겨우 한달만에 환자가 6배 가까이 늘었다.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독감 의심환자는 지난해 11월 1000명당 7.7명에서 12월 1000명당 53.6명으로 약 5.96배 증가했다. 특히 이번 독감은 2종류의 독감이 동시에 유행함에 따라 한 종류의 독감에서 적절한 대응과 완치가 됐더라도 다른 종류의 독감에 다시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한 차례 독감에 걸렸던 환자라면 완치가 됐다 해도 신체 기능이나 면역력이 회복되는데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기 어떤 환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다른 종류의 독감에 쉽게 감염될 수 있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예년에는 12~1월 사이 A형 독감유행을 시작으로 3~4월에는 B형 독감이 유행하는 것이 패턴이었으나 올해는 독감환자 50% 이상이 B형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 이라며 “A형 독감에 걸려 회복 되더라도 B형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바이러스의 백신이 달라 교차면역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독감은 일반 감기가 증상이 심해지면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독감과 감기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을 말한다.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피로감, 몸살, 근육통, 식욕부진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어린이의 경우 구토와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노인이나 소아,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증상에 따라 합병증의 발생확률이 높아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독감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라는게 보건당국과 의료계의 설명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신부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이 필수다. 예방 접종만 제때 한다면 독감을 80%까지 예방할 수 있다. 만약 독감에 걸린다고 해도 증상이 미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이 독감에 걸리면 만성심장질환과 폐질환, 당뇨, 만성신부전 등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질환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면서 “독감 예방접종은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는 충분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접종시기가 지났어도 필수로 접종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자주 손을 씻는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옷깃으로 입을 가리고, 샤워할 때 미지근한 물로 몸의 급격한 체온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를 피한다. 독감이 호흡기 질환의 일종인 만큼 목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줄 수 있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몸의 면역력을 낮추는 피로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세란병원 내과 이병무 과장은 “일반인들이 감기와 독감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로는 ‘열’을 들 수 있다” 면서 “콧물, 기침과 함께 미열이 동반되는 일반 감기와 달리 독감은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열이 지속된다면 독감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파 속 독감환자 6배↑…고위험군 예방접종 필수
A-B형 독감바이러스 이례적 동시 유행
교차면역 없어 A형 다 나아도 B형 다시 감염될 수도
예방접종 제때하면 80%까지 예방…걸려도 증상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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