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은 주택담보대출이다>
국민이 노후에 소득보장을 받기 위한 최선의 연금은 국민연금이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별정우체국연금은 해당 직업에 종사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기에 일반 국민은 국민연금이 최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선진 복지국가에 비교하여 역사가 짧기에 노후보장으로 충분하지 못하다. 현재 노인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가입했더라도 보험료를 조금만 내서 노령연금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한 편이다.
이에 정부는 개인연금을 도입하고, 주택연금·농지연금을 장려하고 있다. 엄격히 말해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은 ‘사회보험’이고, 개인연금은 ‘민간보험’이며, 주택연금·농지연금은 ‘담보대출’이란 금융상품이다.
<주택연금을 국가가 장려하는 이유>
개인이 노후를 현명하게 대비하려면 소득을 벌고 재산을 불리면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에 가입하고 추가로 개인연금에 드는 것이 좋다.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은 ‘금융상품’의 하나로 사회보험과 대체될 수 없다.
최근 정부가 주택연금과 연계된 ‘내집연금 3종 세트’를 만들어 국민에게 널리 홍보하고 가입을 장려하는 이유는 노령층의 가계부채를 해결하고 노후대책을 세우려는 것이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한 기간 매월 연금방식으로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역모기지론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고 20년 혹은 30년간 갚는 것을 모기지론이라 하는데, 주택연금은 주택을 담보로 노후생활비를 받기에 역모기지론이라고 부른다.
주택연금은 2007년 7월에 시작되어 2016년 2월에 가입자 3만 명을 넘었는데, 금융위원회는 내집연금 3종 세트로 주택연금 가입자를 48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부가 주택연금 관련 제도를 바꿔 가입자를 늘리려는 것은 노년층의 가계부채가 심각하여 이를 해결하고, 노인의 주택을 소득으로 전환시켜 생활안정을 꾀하려는 것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2005년에 가계부채 중 50대와 60대의 점유비중은 23.6%, 13.1%이었는데, 2015년에 각각 29%, 18.3%로 증가했다. 50대와 60대가 자녀양육과 부모공양 등을 위해 빚을 지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8.5%로 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가장 높다. 60살 이상 가구가 보유한 자산의 약 80%가 부동산인데, 자식 결혼 등 목돈이 필요할 때마다 대출을 받다 보니 이자를 내면 쓸 돈이 없다. 60살 이상 가구주의 부채는 평균 4천785만 원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 폭이 가장 크다.
많은 노년층은 주택을 제외하면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소유한 주택에서 사는 것을 조건으로 담보대출을 받는 주택연금을 장려하고 있다. 노년층이 주택연금을 통해 가계부채를 해결하고 남은 돈으로 연금처럼 받아 살 수 있도록 ‘내집연금 3종 세트’를 개발했다.
<내집연금 3종 세트의 특징>
그동안 집은 자녀에게 물려주는 재산이란 의미가 강했는데, 이제는 “자식에게 물려줄 것은 집이 아니라 부모의 행복한 노후”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산이라고는 집밖에 없는 노인이 궁핍하게 사는 것보다는 그 집을 담보로 노후생활자금을 받아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자녀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금융위원회가 만든 40~60대 고령층의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연금을 연계하는 ‘내집연금 3종 세트’는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연금 전환형’, 40~50대를 위한 ‘보금자리론 연계형 주택연금’,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우대형 상품’ 등이다. 기존 주택연금은 담보대출이 없어야 하는데 새 상품은 담보대출이 있으면 빚을 털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택연금 전환형은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60세 이상이 가입할 경우 일부를 대출 상환에 활용하고 잔여분은 매월 연금으로 받는 것이다. 주택연금 일시 인출 가능한도를 현행 50%에서 70%로 늘려 대출 상환이 더욱 수월할 수 있도록 했고 제2금융권 이용자도 은행에서 주택연금에 가입해 일시인출을 통한 대출 상환이 가능하다. 현재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경우에는 일시불로 빚을 갚고 나머지를 연금처럼 받을 수 있다.
보금자리론 연계형 주택연금은 보금자리론 이용자나 기존 일시상환·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서 보금자리론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에게 주택연금 가입을 약정하는 것이다. 신규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서 추후 주택연금에 가입을 약속하면 보금자리론 금리를 우대받는다.
소득과 자산이 일정 수준 이하인 고령층에게 이자율을 낮춘 ‘우대형 주택연금’이 제공된다. 가입대상은 주택가격 1억5000만 원 이하로 부부기준 1주택 소유자다. 기존 주택연금보다 월지급금이 8~15% 정도 높은데 고령일수록 액수가 더 늘어난다.
<주택연금과 내집연금을 잘 활용해야>
내집연금 3종 세트는 각기 특징이 있기에 이를 활용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주택연금이나 내집연금은 ‘연금’이란 낱말을 쓰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이기에 해약 시에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주택연금에 비판적인 사람은 결국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고, 국가가 보증하는 역모기지론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대출이자가 발생하고 근저당이 잡혀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 대도시 사람은 주택가격이 높아서 상당한 금액을 연금으로 받지만, 농어촌 사람은 소액밖에 받을 수 없다는 점도 한계이다. 주택가격의 양극화는 주택연금의 양극화로 이어져 불평등은 해소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연금은 장점이 있다. 내 집에서 평생 동안 살면서 일정액의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다. 실례로 3억4000만 원짜리 빌라에서 사는 한 노인은 5년 전 집을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매달 80만 원의 주택연금을 받는다. 그는 “본인 말고 배우자까지 계속 동일 금액을 준다는 것을 굉장히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들의 평균은 72살 가구주가 2억8000만 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월 99만 원씩을 받고 있다.
주택연금은 시간이 지나서 주택가격이 떨어져도 약정된 연금이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지급된 연금 총액이 주택가격보다 높아도 계속 지급되고, 사망 시 연금 총액이 주택가격보다 적으면 나머지는 상속자에게 지급된다.
정부는 주택연금이 고령층 부채 감축과 노후 대비, 주거 안정 등 1석3조 효과가 있다고 보고 부부 중 한 사람만 60살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고, 9억 원이 넘는 집이나 주거용 오피스텔까지로 대상도 확대시킬 예정이다. 가진 것이 집밖에 없는 노년층은 주택연금과 내집연금 3종 세트를 잘 활용하면 노후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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