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되면 국가 돌봄서비스 확 줄어드는 ‘루게릭병 환자들’

하루 최대 20시간 ‘활동지원’…4시간 ‘재가요양’으로 바뀌어

1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계 루게릭병 환자의 날 행사에서 한국루게릭병협회장인 성정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아이스버킷챌린지를 하고 있다.

한국루게릭병협회는 19일 청계광장에서 ‘세계 루게릭병 환자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루게릭병 환자들이 만 65세가 되면 국가가 제공하는 돌봄서비스가 대폭 줄어들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루게릭병은 팔다리 근육의 힘이 약해지고, 근육이 위축되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루게릭병 환자와 보호자들은 만 65세 이상이 되면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인 중증장애인도 노인장기요양급여 대상자로 전환된다는 게 협회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하루 최대 24시간 받던 활동지원서비스 대신 하루 4시간에 불과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14년째인 투병 중인 이모(69)씨 역시 기존에는 10여 시간 이상의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았지만, 만 65세가 되면서 4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이씨의 부인 한모씨는 “5년째 외출도 못 하고 남편의 병색도 깊어져 가고 있다” 며 “나이가 먹을수록 활동지원서비스가 더 필요한데 이를 오히려 줄이는 것은 차별”이라고 토로했다.
이달 말에 만 65세가 되는 루게릭병 환자 서모씨의 보호자인 89세 노모도 “65세가 되면 다 죽으라는 말인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하루 20시간 받아오던 활동지원서비스가 다음달부터 만 4시간으로 줄어든다”며 “나머지 20시간을 89세 노모가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꼼짝없이 누워 있는 65세 아들을 간병하며 보살피라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쓰면서 루게릭병 환자들과 고통을 나누는 ‘아이스버킷 챌린지’ 행사도 진행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한 성정준 한국루게릭병협회장(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전신이 마비된 루게릭병 환자들의 경우 24시간 보살핌이 필요하다” 며 “환자들에게 활동지원서비스는 단순한 돌봄서비스가 아니라 생존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인동 기자/[email protected]

< 저작권자 © 강원장애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