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大寒)은 24절기 중 스물 네 번 째, 마지막 절기에 해당합니다. 보통 음력 12월 섣달에 들어 있으며 가장 추운 때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보통 양력 1월 20일이나 1월 21일에 대한일이 들어오게 되고요. 이러한 대한은 소한 뒤부터 입춘이 시작되기 전까지를 의미하는데,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시작되기 바로 전 날, 그러니까 대한의 마지막 날은 겨울을 매듭짓는 날이라고 하여 계절적 연말일(年末日)로 보기도 합니다.
보통 대한은 스물 네 절기 중에서 가장 추운 시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절기의 기준이 중국이어서 우리의 계절과는 조금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보통 소한을 즈음하여 가장 춥고 오히려 대한은 소한에 비하여 따듯한 편입니다. 그래서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라거나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라는 속담이 나오는 것이지요.
여하튼 대한이 지나가고 나면 추위는 차츰 누그러지고 새로운 절기의 시작이자 봄의 시작인 입춘이 도래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대한의 마지막 날에는 해넘이라 하여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좇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24절기만을 놓고 보자면 마지막 절기인 대한이 끝나고, 새로운 절기인 입춘이 시작되니 한 해가 새롭게 시작되는 것과 매한가지의 의미를 갖기 때문에 만들어진 풍습일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제주도에서는 대한 후 5일에서 입춘이 시작되기 전 3일까지의 약 일주일간을 신구간(新舊間)이라 하여 이사나 집수리와 같이 집안의 행사를 치르거나 집안을 손질하는 기간으로 삼는 풍습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손 없는 날을 찾아 이사를 하는 것처럼 제주도에서는 이때에 맞춰서 이사나 집수리를 하면 큰 탈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풍습이 있는 셈이지요.
보통 소한에 밀리는 대한이라고 얕잡아 보고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큰 추위라는 이름값을 아예 안 하고 지나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추위 속에서 정신을 차리며 벌써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도 스무날이 흘렀다, 라고 다시 한 번 뒤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정신없이 흘러간 스무날은 살짝 잊고, 바로 지금부터 나의 새해는 시작된다고 생각해보기를 권합니다. 내가 시작, 이라고 외치는 바로 그 순간이 바로 올해의 시작인 것이라고요.
<자료: 산수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