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는 100세 이상 노인이 1만8천500여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올해 100살이 된 노인 1천343명은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인 ‘청려장(靑藜杖)’과 함께 올해 처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로부터 장수 축하 카드를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2일 낮 1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22회 노인의 날(10월2일)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 100세를 맞으신 장수 노인은 남성 235명, 여성 1천108명 등 총 1천343명이다. 주민등록상 100세를 맞았거나 주민등록과 다르더라도 100세로 확인된 경우다. 올해 8월말 기준으로 남성 4천253명과 여성 1만4천252명 등 1만8천505명이 주민등록상 100세를 넘겼다.
이들 중 평안남도 출생으로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통역관으로 활동한 유철상 할아버지와 인천 출신 박순자 할머니 등 2명이 남녀를 대표해 청려장을 받았다.
청려장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다. 본초강목 등 의서에 중풍예방,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통일신라 때부터 조선시대까지 70세가 되면 나라에서 만들어 준다고 해 국장(國杖), 80세가 되면 임금이 내린다고 해 조장(朝杖)으로 불렸다.
여기에 올해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어르신의 100세 장수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의 축하카드를 보낸다. 미국과 영국에선 100세 생신을 맞은 노인에게 대통령 부부와 여왕 등이 생일 축하 카드를 보내고 있다.
‘어른다운 노인으로’를 주제로 열린 이번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서면 축사를 통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품위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책무를 다하겠다” 며 “우리 사회의 기둥으로서, 사회발전에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륜을 보태어 주시라”고 전했다.
그간 노인복지의 증진을 위해 헌신해온 유공자 115명은 훈장 등 포상을 받았다.
44년간 횡성군 정암2리 이장으로 활동하며 버스노선을 도입하는 등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과 거동불편 노인을 지원해온 도호근(81)씨와 희귀 난치성 질환 투병 중에도 20여년간 경로당 무료급식소 봉사활동 등에 참여해온 대전 중구 최인남(62·여)씨, 대한노인회 이병순(70·여) 노인전문교육원 원장 등 3명이 국민훈장을 받았다.
국민포장에는 2003년부터 15년간 무료 틀니 진료를 해온 치과전문의 양충렬(58)씨 등 3명이, 대통령 표창에는 2011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장례지원 등의 활동을 펼쳐 온 박진옥(46) 나눔과나눔 사무국장 등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무총리표창은 19명, 장관표창은 74명 등이다.
이인동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