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는 장애아동 증가…가해자 4명중 3명이 ‘친부모’

장애인개발원 보고서…“비장애 아동보다 학대 더 많이 노출”
“평균 11.5세, 34%는 매일 학대…특성화·전문화 공간 필요”

장애아동의 학대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의 ‘학대피해 장애아동 서비스 지원체계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학대를 당한 장애아동은 2013년 281명에서 2014년 427명, 2015년 467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이 통계는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학대 사례로 신고된 건을 집계한 수치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아동학대 전체 신고 건수인 1만9천204건의 2.4%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아동 889만여명 중 장애아동 비율이 0.8%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애아동이 학대에 더욱 많이 노출된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신체나 정서 학대, 성·방임 학대 등을 당한 장애아동의 평균연령은 고작 11.47세였다. 성별로는 남성 아동이 55.5%로 여성보다 많았다. 가해자 4명 중 3명은 부모였다. 장애아동 대상 학대의 43.3%는 친부, 33.4%는 친모에 의해 이뤄졌다. 가해자 절반 이상(57.0%)이 ‘부적절한 양육 태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으며 양육지식 및 기술 부족, 경제적 어려움,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꼽혔다. 피해 아동의 33.4%(156명)는 ‘거의 매일’ 학대를 겪었다고 답했다.
학대 유형별로는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병행하는 경우가 전체의 2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방임(20.6%), 신체적 학대(18.6%), 정서적 학대(11.8%), 성 학대(4.9%) 등의 순이었다. 전체 아동학대 신고 건수 중 약 70%만 실제로 학대가 있었다고 판정받는 것과 달리 장애아동이 피해를 봤다는 신고는 모두 실제 학대가 이뤄진 것으로 판정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서해정 장애인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장애아동은 신고가 잘되지 않아 실제 학대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며 “학대피해 아이를 발견하는 인식부터 학대 판정, 추적 조사, 재학대 방지 등 모든 지원체계에서 비장애 아동과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화정 관장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 인식이 높아졌지만, 학대를 겪은 장애아동을 안전하게 돌보고 제대로 조치할 수 있는 공간은 아직 부족하다” 며 “장애를 지닌 아이가 쉼터에서 치료받고 머무를 수 있게 특성화·전문화된 공간을 마련하는데 관련 부처나 지역 사회의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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