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노인요양시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본격화된다. 또 10월부터는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원격의료 협력 MOU를 체결한 페루, 필리핀, 몽골 등 3개국과는 현지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공공의료를 보완하기 위해 원격의료 시범사업 대상 지역과 기관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복지부는 원격의료 만족도가 높았던 노인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요양시설 촉탁의와 요양시설 간호사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대상을 확대한다.
노인요양시설은 촉탁의와 간호사가 노인을 돌보지만 촉탁의가 요양시설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주위의 도움 없이는 병원 방문이 어려워 간단한 질환에도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충남 모 요양원의 경우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노인의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려면 3~4명이 투입돼야 하는 등 불편함이 컸다.
복지부는 지난해 4월부터 인천과 충남의 노인요양시설 6곳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증상이 있는 경우 수시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입소 노인들의 상태 변화나 다양한 질환 발병에 대한 상시적·즉각적 대처가 가능해 의료접근성을 향상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인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반적인 만족도는 88%, 응답자의 90%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70인 이상의 노인요양시설로 의료인(간호사)이 있고 촉탁의가 근무 중인 곳이 참여할 수 있다. 참여 기관은 8월부터 사업설명회와 수요조사를 거쳐 모집할 예정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범부처 협업을 통해 실시 중인 의료취약지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하반기부터 확대한다. 현재 신안·진도·보령 등 도서지역 11개소 주민 253명에게 제공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20개소 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군 원격의료도 격오지 부대 40개에서 63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원양선박 선원을 대상으로 응급조치와 건강상담 등을 제공하는 해양 원격 의료서비스도 기존에 시범사업을 하던 6척 150명 이외에 14척을 신규로 추가할 예정이다.
교정시설 원격의료 서비스 제공은 하반기에 2개소를 신규로 추가해 총 32개 교정시설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농어촌 취약지 응급원격협진사업은 지난 7월부터 기존의 7개 권역 32개 농어촌 응급실에서 11개 권역 74개 농어촌 응급실로 대상을 확대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페루, 칠레, 브라질, 중국, 필리핀, 멕시코, 몽골, 르완다 등 8개 국가와 의료기관 간 원격의료 협력 MOU를 체결했으며 이 중 페루, 필리핀, 몽골 등 3개국과는 현지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페루에는 길병원이 까예따노병원과 취약지 1차 보건기관 간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 10월부터 산전관리와 고위험 산모 응급이송 등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세브란스병원이 필리핀대학 원격의료센터를 중심으로 1차 보건기관과의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10월부터 서비스가 이뤄지게 된다. 최근 MOU를 체결한 몽골에서는 국내에서 치료받은 몽골환자들이 귀국한 후에도 원격으로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사후관리 서비스센터를 몽골 현지에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추진해 10월부터 국내 의료기관이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 3개국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재외공관이나 현지 의료기관 등에 헬스케어센터를 설치해 의료상담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격의료를 통해 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보다 강화하고 건강수준을 제고할 수 있다”며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