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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노동자들의 수입이 직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직종 성격별로 플랫폼 서비스 활용에 편차가 있기 때문이다.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총수입의 86.5%인 230만원을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전업으로 해당 직종에 종사하고 있어 플랫폼 노동자의 성격이 짙은 셈이다.
23일 한국고용정보원 최기성 부연구위원이 우리나라 플랫폼경제종사자 중 종사자 규모가 비교적 크고 인지도가 높은 4개 직종 종사자를 대상으로 근로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직종별 조사 대상자는 대리운전기사(102명), 퀵서비스 종사자(97명), 음식배달원(98명), 택시기사(125명) 등이었다. 이들 월평균 총수입(세전 기준)은 택시기사(312만원), 대리운전기사(279만원), 음식배달원(277만원), 퀵서비스 종사자(266만원) 등이었다.
이 중 플랫폼경제일자리 참여를 통해서 버는 수입은 퀵서비스 종사자(230만원), 음식배달원(218만원), 대리운전기사(159만원), 택시기사(74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직종별 수입 편차가 큰 셈이다.
총 수입에서 플랫폼경제일자리에서 번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퀵서비스 86.5%, 음식배달 78.9% 등으로 높은 반면 대리운전은 57.1%, 택시운전은 23.6%에 불과했다.
이는 주로 주간과 저녁에 일을 하는 퀵서비스 종사자와 음식배달원 중 다수는 이미 전업으로 해당 직종에 종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택시기사의 경우 여전히 전통적 비플랫폼 방식(길거리 승객 탑승 등)으로 75% 이상의 수입을 벌고 있으며, 플랫폼 앱을 이용하여 버는 수입은 비중이 25% 이하로 낮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대리운전기사의 경우 다수는 주간에도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부업으로 플랫폼경제에 참여하기 때문에 플랫폼 노동 수입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4개 직종 종사자의 평균 사회보험 가입률을 살펴보면 고용보험 34.4%, 국민연금 53.6%, 건강보험 70.1%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연계형 사회보험인 고용보험 가입률은 음식배달원이 10.2%, 퀵서비스 종사자가 19.6% 등으로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플랫폼경제 일자리에 대해서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34.6%만이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불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18.9%로 나타났고, 보통이라는 응답이 46.4%로 조사됐다.
4개 직종별로 전반적 만족도는 음식배달원이 49.0%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택시기사(36.0%), 퀵서비스 종사자(28.9%), 대리운기사(2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용정보원이 한국 플랫폼경제종사자 규모를 추정한 결과 46만7000명~53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10월 기준 전체 취업자의 1.7∼2.0%에 해당한다.
고용정보원 김준영 고용동향분석팀장이 지난해 무작위로 추출한 전국 15세 이상 남녀 3만명의 표본조사를 통해 플랫폼 경제 종사자 규모를 추정했다. 설문지를 토대로 온라인 조사, 전화 조사, 집단심층면접조사(FGI) 등을 실시했다.
플랫폼 경제 종사자는 남성이 66.7%로, 여성 33.3%의 2배 수준이었다. 플랫폼 경제가 활성화된 퀵서비스, 음식배달, 대리운전 등에 남성 종사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성별에 따라 직종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플랫폼 경제 종사자는 대리운전(26.0%)이 가장 많았고 화물 운송(15.6%), 택시 운전(8.9%), 판매·영업(6.5%), 청소·건물관리(5.9%)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음식점 보조·서빙(23.1%), 가사·육아 도우미(17.4%), 요양·의료(14.0%), 청소·건물관리(10.9%), 판매·영업(10.0%)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의 비중이 32.6%로 가장 높았고 40대(21.7%)와 60세 이상(18.6%)이 뒤를 이었다. 15∼29세(11.2%)와 30대(15.9%) 등 청년층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플랫폼경제종사자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46.3%는 ‘부업’으로 플랫폼경제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죽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