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키는 높이고 비만 기준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소아·청소년 성장 도표가 바뀔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0년간 사용한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를 국내외 표준을 반영해 변경하기로 하고 초안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성장도표는 성, 연령별 키·체중·머리둘레 등의 표준을 말하는데, 초안에 따르면 3∼18세는 표준 키가 올라간다. 8세 남자 키는 126.63㎝에서 127.76㎝, 16세 여자 키는 159.74㎝에서 160.04㎝로 변경된다.
비만 기준은 강화된다. 소아·청소년은 몸무게로 줄을 세웠을 때 95∼100번째에 들면 비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비정상으로 체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소아·청소년들은 몸무게 집계에서 제외함으로써 비교적 평균적이고 건강한 소아·청소년의 몸무게 기준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만 16세 여자의 표준 체중은 53.37㎏에서 53.54㎏으로, 18세 여자는 53.97㎏에서 53.81㎏으로 변경되는 등 키가 커졌음에도 몸무게 변화가 거의 없거나 줄어든 그룹이 생겼다.
비만 기준이 강화되면 비만으로 판정되는 소아·청소년이 늘어나게 된다. 새 기준을 적용할 때 6∼18세 남자에서 비만은 1.1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만 2세 이하 영아의 키·몸무게 표준은 낮아진다. 기준이 너무 높게 잡혀 있어 ‘성장 과잉’을 초래하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생후 2개월 남자 키는 60.9㎝에서 58.4㎝로, 몸무게는 6.45㎏에서 5.6㎏으로 낮아지고, 생후 11개월 여자는 키 74.76㎝에서 72.77㎝로, 몸무게는 9.35㎏에서 8.72㎏으로 줄어든다.
변경안 표준이 낮아진 것은 모유 수유 유아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성장도표는 모유 수유 유아와 분유 섭취 유아의 신체 정보가 모두 들어갔는데, 분유를 먹는 아이들은 성장이 더 빠른 특징이 있다. 성장도표는 1967년 처음 만든 후 10년 주기로 바뀌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1월 말 새 성장도표를 확정할 예정이다.
최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