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저녁 종합뉴스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인들이 한국방송공사(KBS)가 저녁 종합뉴스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저녁 메인뉴스에 수어통역을 제공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내세워 공영방송인 KBS가 즉각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6개 단체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는 수신료를 받고 있는 공영방송” 이라며 “인권위의 권고를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수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농인들은 수어로 방송을 볼 권리가 있으나 제한적인 수어통역으로 방송시청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KBS가 비장애인 시청권 방해, TV화면 제약을 이유로 들며 초고화질(UHD) 방송 안착 이후 수어방송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미루지 말고 공영방송·재난주관방송사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방송사 저녁 메인뉴스에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고 수어통역 비율이 낮아 장애인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지난달 청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해 지상파방송 3사(KBS, MBC, SBS) 메인뉴스 시간에 수어통역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여러가지수어연구소의 강재희 대표는 “나와 같은 농인은 수어통역이 없으면 자막이 나와도 뉴스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며 “수어는 농인의 언어이며 농인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뉴스 시청에도 차별이 있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이대천 원심회 활동가는 “농인인 나는 친구와 대화할 때도 꿈을 꿀 때도 수어를 사용한다”며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방송을 볼 때 항상 답답함을 느끼는데 9시 뉴스를 수어통역을 통해 볼 수 있는 날을 꿈꾼다”고 밝혔다.
최죽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