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넘어’…15년 만에 교사 된 뇌병변 장애인 장혜정씨

‘필기 합격했지만’ 광주시교육청 면접서 “의사소통 안 된다 ‘0점’”
소송 제기해 승소…“아이들 위해 봉사하는 교사 될 터”

뇌병변 장애인이 차별을 극복하고 15년 만에 꿈에 그리던 교사가 돼 화제다.
5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뇌병변 1급인 장혜정(36·여)씨가 2017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특수교사직에 최종 합격했다.
장씨는 대학 시절 중등 특수학교 2급 정교사 자격을 딴 뒤 2004년부터 임용시험에 응시했다. 2014년 1월 특수교사 임용시험 장애 구분 모집에서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2차 수업 실연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면접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장씨는 시교육청이 의사소통 보조기구와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지 않은 채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락시킨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지법은 지난해 7월 임용고시에 지원한 지체장애인에게 면접시간을 연장해 주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시교육청은 항소심에서도 패해 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달 18일 장씨에게 면접 기회를 줬으며 결국 합격했다. 시 교육청은 1심 패소 뒤 항소심을 제기하는 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씨의 아버지 경수(63)씨는 “수업 실연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고도 면접에서는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는 이유로 0점을 받아 결국 불합격이 돼 소송을 제기했다”며 “늦게나마 딸이 꿈을 이루게 돼 마음이 풀린다”고 말했다.
통화에 어려움이 있는 장씨는 아버지를 통해 “선생님들의 은혜를 입어 공부를 했고 기필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다”며 “특수 교육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씨는 9일 예비 교원 연수를 마치고 광주특수교육지원센터로 발령을 받아 특수교육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생의 꿈을 편다.

이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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