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황교안·하태경 ‘벙어리 발언’ 규탄…인권위 진정

국회의장에게 공개 사과 및 인권교육·인권 가이드 수립 요구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인권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벙어리’, ‘외눈박이’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에 제출했다.

장애인단체들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벙어리’라는 표현을 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16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깊이 반성하며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조롱해도 더불어민주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라는 글을 올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 대표가 벙어리라고 비판하니 왜 벙어리가 되었는지 따져 보지는 않고 관제 언론은 벙어리를 장애인 비하라고 시비만 한다” 며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외눈박이 세상이 됐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들 장애인단체는 “정치인들은 청각장애인은 벙어리로, 시각장애인은 외눈박이로, 정신장애인은 정신병자로, 장애를 가진 국민을 차별과 혐의 대상으로 동원하고 있다” 며 “선거 때마다 장애인을 위한 공약을 쏟아내지만 그들의 말속에 장애인에 대한 인권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1년이 됐지만 정작 법을 만든 국회에 소속된 이들은 마치 이런 법은 본 적도 없다는 듯 정면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 며 “더 이상 기만적인 행위를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황 대표와 하 최고위원의 공개사과 외에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국회의 반복되는 인권침해에 대한 공개 사과와 국회의원 및 당직자 전원에 대한 장애인 인권교육 실시, 모욕 비하 표현에 대한 인권 가이드 수립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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