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유행 속 보건인력 코로나블루 심각…10명 중 3명 ‘우울위험군’

전국 17개 보건소 1천765명 대상 조사…보건인력 91% “삶의 질 나빠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보건소 직원 대다수가 업무로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일부는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들에게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보건소 인력 확충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7일 이런 내용의 ‘보건소 인력 정신건강 조사 결과 및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확진자가 많은 전국 17개 보건소 직원 1천76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불안·우울감 등 정신건강을 조사했다. 조사는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9일까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우울 점수가 10점 이상인 ‘우울 위험군’의 비율은 33.4%였다. 이는 앞선 조사에서 확인된 일반 국민(18.1%)과 공중보건의(15.1%) 등의 우울 위험군 비율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은 19.9%로, 일반 국민 조사 결과(12.4%)보다 7.5%포인트 높았다.
보건소 인력의 불안 위험군은 27.6%로, 일반 국민(12.2%)보다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보건소 직원 중 91.1%는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76.4%와 81.1%였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직원은 과거 134명에서 165명으로,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직원은 과거 105명에서 118명 등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업무에 유능감과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65.1%로, ‘느낀다’(34.9%)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업무 스트레스 원인(총 3점)으로는 업무량 증가·과다(1.62점)가 가장 높았고 민원(1.57점)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필요한 서비스(총 5점)로는 휴가(4.03점), 인력 충원(4.02점), 수당 등 경제적 지원(3.95점) 등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정신건강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건소 직원들에게 정신건강 회복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추가 수당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불안감이나 우울감 등을 느끼는 고위험군은 민간 전문가 심층 상담이나 지역 정신건강 전문의가 상담을 돕는 ‘마음건강 주치의’ 프로그램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무더위에 선별진료소 방역 인력이 냉방장치가 가동되는 차내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소방청 버스 9대와 복지부 운영 ‘마음 안심버스’ 5대, 경찰청 버스 3대 등도 지원한다.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코로나 대응인력의 심리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인력별 맞춤형 심리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국 258개 보건소에 보건소당 평균 9명의 인력을 지원해 과중한 업무를 막는다는 방침도 내놨다. 정부는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바탕으로 5개월간 1천32명 직원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는 258개 보건소에서 보건소당 4명을 확충할 수 있는 수치다.
2차 추경으로는 신규인력 1천290명을 확충해 4개월간 보건소당 5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달 중으로는 보건소 조직·인력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정부는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행정안전부 기준인력 결정 시 보건소 인력을 증원할 수 있도록 협의할 방침이다.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은 선별진료소 방역인력에 대해 1일당 1만 원가량의 지원 경비를 지급한다.

최죽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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