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산층의 노후준비가 부실해 10명 중 6명이 은퇴 후 실제 빈곤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2018 중산층 보고서’에서 조사에 참여한 중산층 가운데 은퇴 후 소득이 150만 원 이하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61.7%에 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부부 기준(2인 가구) 중위소득이 277만원이고, 중위소득의 50%(139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를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산층 10명 중 6명꼴로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6∼10일 30∼50대 중산층 남녀 1천12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중산층은 통계청 기준에 따라 중위소득의 50∼150% 사이의 소득을 올리는 계층으로 정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산층 비중은 65.7%다. 그럼에도 중산층이 현재 마련한 노후자금은 평균 2천9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으고자 하는 목표 노후자금이 평균 1억4천8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모은 노후자금이 목표 노후자금의 19.6%에 불과한 셈이어서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중산층이 예상한 은퇴 후 평균 월 소득은 134만원으로 집계됐다. 학력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소득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공무원의 예상 월 소득이 200만원에 육박하는 등 압도적으로 많아 공무원연금의 높은 소득대체율이 확인됐다.
한편 조사에 참여한 중산층 중에서 자신이 실제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응답자는 44.1%에 그쳤다. 반면 자신이 빈곤층이라는 응답자는 55.7%로 절반을 훌쩍 넘었고, 극소수(0.2%)가 자신이 고소득층이라고 답했다. 이는 중산층의 이상적인 소득 기준이나 생활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우리나라 중산층의 부채를 제외한 평균 순자산은 1억9천900만원으로 작년의 1억8000만원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중산층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평균 4천920만원, 평균 부채는 4천65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중산층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6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평균 20%를 저축하고, 한 달 평균 32만원을 부채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은 연령이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가구 인원수가 많을수록 증가했다.
특히 가구 인원수에 따라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는데, 연구소는 가구 인원이 많을수록 소득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고, 소득이 높아 더 많은 자녀를 낳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