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세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 해도, 매해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새해의 운세를 한번 볼까?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누구나 가는 해를 잘 정리하고, 다가올 해를 희망차게 맞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토정비결인데, 아마도 30대 이상의 분들은 한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그럼 토정비결은 정확하게 무엇일까요?
우선 “토정”은 조선시대 학자였던 이지함 선생의 호(號)로써, 이지함 선생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호가 붙은 까닭은 이지함 선생이 벼슬길에 올라서도 흙담으로 지어진 소박한 집에서 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시에 이지함 선생은 역학, 의학, 천문 등에 뛰어나다고 소문이 퍼져 주변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새해의 운세를 봐달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지함 선생께서 새해 운세를 보는 방법과 그 결과를 적은 책을 지었는데, 이를 두고 ‘토정 선생의 새해를 보는 비밀스런 방법’이라 하여 ‘토정비결’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혹은 이지함 선생이 당시 어렵게 살아가는 일반 백성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갖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희망 섞인 새해 운세 내용을 담아 지은 책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토정비결은 어떤 방법으로 보는 것일까요?
토정비결에서 결과를 확인할 때는 다가오는 새해와 해당 사람의 생년월일만으로 결과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주나 궁합이 태어난 생시까지 포함하여 결과를 보는데 반해, 토정비결은 생년월일만 가지고 결과를 산출하기에 정확한 생시를 모르더라도 결과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토정비결의 결과는 다른 운세와 사뭇 달리, 4글자씩 이루어진 시(詩)인 4언 시구(四言詩句)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해지는 원본을 보면 그 내용이 매우 상징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해석이 조금 난해한 면도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운세 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토정비결 서비스도 이러한 토정비결 원전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이해하기 쉽게 풀이한 것으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온 토정비결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결과가 좋게 나올 수도, 나쁘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학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전체가 그러해야 하듯, 이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이고,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올해는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또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서, 자포자기 하고 미리 손을 놔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토정비결을 보는 것은 다가올 해의 전체 기상예보를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혹한의 겨울 추위, 봄철의 황사, 여름철의 장마 등의 자연재해를 피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하고, 좋은 날씨를 알아 기분 좋은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것과 비슷한 이치지요.
이렇듯 토정비결은 한 해의 운세를 확인하여 좋은 운은 잘 받아들이고, 좋지 않은 운은 되도록 피하거나, 그럴 수 없다면 단단히 대비할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나쁜 것은 나쁜 대로 기뻐하고, 준비하고, 슬기롭게 역경을 헤치며 알찬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 입니다.
<자료: 산수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