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정신분열병) 환자의 치료 중단을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있지만, 금전적 부담 때문에 처방률이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료급여 환자의 항정신병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률이 건강보험 환자의 15%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고(故) 임세원 교수 사건을 비롯해 올해도 진주 방화 살인사건, 부산 친누나 살인 사건, 역주행 사망사고 등 치료를 중단하고 방치된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조현병은 치료만 유지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치료 순응도가 낮아 자의로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윤 의원은 최신 조현병 치료제 중에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주목했다. 한 번 주사로 1~3개월 동안 약물효과가 장기간 지속돼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정부도 효과를 인정해 2016년 2월에 발표한 ‘정부관계부처합동 정신건강종합대책’에도 장기지속형주사제 사용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윤 의원에 따르면 의료급여 환자들이 외래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맞으려면 약가 중 10%인 약 2~3만원 상당을 환자가 내야 한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의료급여 환자에게는 2~3만원도 큰 부담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조현병 환자가 외래에서 4.4%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처방받은 것에 비해, 의료급여 환자는 0.7%밖에 처방받지 못했다. 또한 조현병 환자들 중에는 의료급여 대상 환자가 절반에 가까운데(45%), 처방건수는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윤 의원은 “의료급여 환자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처방률이 낮은 것은 경제적 이유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 의료급여 환자 중 유독 조현병 환자들만 특정 치료제에 대해서 본인부담금을 내라고 하면 명백한 차별”이라며 장기지속형 주사제 의료급여 환자 본인부담금 폐지를 촉구했다.
이인동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