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방 감금시설을 운영하고 식자재 대금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대구시립희망원 전 총괄 원장 신부에게 법원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황영수 부장판사)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감금,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모(63) 전 대구희망원 총괄 원장 신부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함께 기소된 대구희망원 사무국장과 전 회계과장에게 징역 1년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비자금 조성을 도운 납품업자 2명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조금 부정 지급에 관여한 달성군 간부 공무원 2명에게는 벌금 500만원씩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징계라는 이름 아래 불법 감금이 자행되는 것을 묵인했고 지휘감독자로서 개선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 며 “공범으로서 죄책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또 “개인적 착복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용도가 정해져 있는 돈을 다른 용도로 쓴 것 자체가 횡령”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은 다만 간병 능력이 없는 정신질환자 등에게 중증 생활인 2명의 병간호를 맡겨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는 무죄로 판단했다. 배 전 원장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식자재 공급 업체 2곳과 공모해 대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법으로 5억8000만원 상당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돈 일부는 직원 회식비와 격려금, 개인 카드 결제 용도 등으로 썼다. 비자금 가운데 2억2000만원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산하 사목공제회 등에 개인명의 예금 형태로 보관하다 적발됐다. 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생활인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닌 177명 생계급여를 관할 달성군에 허위 청구해 6억5천700만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독방 감금시설인 ‘심리 안정실’을 운영해 생활인 206명을 299차례 강제 격리했다. 검찰은 대구희망원 사건과 관련, 모두 25명을 입건해 이 중 7명을 구속 기소하고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노숙인, 장애인 등 100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대구희망원은 1958년에 문을 열고 1980년까지 대구시가 직영했다. 그 뒤 천주교 대구대교구 산하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다가 비자금 조성, 장애인·노숙인 폭행·학대, 거주인 사망 은폐 의혹, 급식비 횡령 의혹 등이 제기되자 운영권을 반납했다. 대구시와 달성군은 인건비, 운영비 등 명목으로 연간 100억여원을 희망원에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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