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늘어가는 아동학대 신고, 전문성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장

2014년 9월 ‘아동학대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 시행 이후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크게 증가했다. 국가아동학대 정보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아동학대처벌법 시행 이전 1만5천329건이었던 신고건수가 1만7천156건으로 늘었고, 강원도의 아동학대신고접수도 2015년 877건에서 2016년 1천31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강원도의 아동학대 발견율은 2015년 11월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의 추가 설치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위한 신고가 매년, 매달 그리고 매일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아동을 위한 지원과 보호를 위한 체계마련은 녹록치 않다. 아동학대 발생원인은 보호자, 아동, 가족구성원, 사회적 환경 등의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로 얽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시적으로 문제가 개선되었다고 해서 아동학대문제가 개선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 계획이 필요하다. 이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과정 중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동학대가 재발될 가능성을 낮추어야 하므로 담당자는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고려해야 하는 등 고도의 집중력 및 위기대처 능력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일반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지원하는 민간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아동학대 사례에 개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지역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해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피해아동을 지원하는 실무자의 정신적 외상 개선방안’ 세미나를 진행하였는데,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아동학대사례를 경험하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험할 수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 트라우마와 매우 흡사할 정도로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세미나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아동학대의 전문적인 사례관리를 위해서는 정부의 세심한 지원이 매우 절실함을 공감했다.
이와 관련해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굿네이버스에서 연구한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을 통한 원가정 보호 서비스, 심리상담 및 트라우마 치료서비스, 가족 재결합 서비스 등을 사례관리에 적용해 학대피해아동, 가족, 행위자들에게 집중서비스를 지원함으로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재학대를 예방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지역사회의 유관기관들에서도 아동학대문제에 대해서 적극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동학대 발견 시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는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통합적인 전문서비스 모형이 개발되었지만 날로 증가하고 있는 아동학대 신고건수와 이를 통해 발생하는 많은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최근 연이은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기존 아동학대 대책 점검과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도록 직접 지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말뿐인 대책이 아니라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들이 관련 업무를 추진하면서 기른 노하우와 축적된 전문성을 정책에 잘 반영하여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복지서비스가 지원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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