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분
양미리와 도루묵이 한창인 아침나절
거진항 어판장에서 화징포 해양박물관까지 걷는 중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이름 지어서
삼삼오오 무리가 간다.
해안도로 가까운 곳 갈매기 떼는
조록조록 바위에 둘러앉아 국민의례, 대회사를 듣는 척
자리를 뜨지 않는다.
바다는 출렁거리고 파도는 옆구리까지 닿을 기세로 가깝다
우리 손에 쥐어진 경품권 번호 외우듯
백섬 언덕길 공군부대 입간판을 지난다.
휘돌아 명사십리 화진포 해당화길 빨간 열매
누가 뭐라 할까, 늦가을 부끄럼
기다리다 늙어버린 갈대가 끝없이 처연하다.
겨울까지 저러고 있을 판이다
한 시간 여 걷는 동안 통일은 다 까먹고
호숫가 벤치에 앉아 화진포 갈대만 바라본다.
· 김금분
· 춘천 출생
· 춘천여고,
· 한림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수료
· 월간문학으로 시인 등단(1990년)
· 시집 <화법접환 >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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