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슬픈 도시락

이영춘

춘천시 남면 발산중학교 1학년 1반 류창수
고슴도치같이 머리카락 하늘로 치솟은 아이

뻐드렁 이빨, 그래서 더욱 천진하게만 보이는 아이,
점심시간이면 아이는 늘 혼자가 된다

혼자 먹는 도시락, 내가 살짝 도둑질하듯 그의 도시락을
훔쳐볼 때면 아이는 씩- 웃는다 웃음 속에서 묻어나는 쓸쓸함,

어머니 없는 그 아이는 자기가 만든 반찬과 밥이 부끄러워
도시락 속으로 숨고 싶은 것이다 도시락 속에 숨어서 울고 싶은 것이다.

어른들은 왜 싸우고 헤어지고 또 만나는 것인지?
깍두기조각 같은 슬픔이 그의 도시락 속에서

빼꼼히 세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 영 춘 ·평창봉평 출생 ·전 원주여고 교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겸 감사 ·강원장애인복지신문사 회장
·이 영 춘
·평창봉평 출생
·전 원주여고 교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겸 감사
·강원장애인복지신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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