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불면, 불가해의 강 – 이영춘

적막이 혀를 문다

귓바퀴에 도르래 구르는 소리,
먼 산창을 깨고 달려오는 바람 소리.
바람의 둥근 심장이 불을 켜고 달려드는 빗방울 소리,
하루치 노동의 분량만큼 신은 인간을 위해
밤의 축복을 내리는 시간,
신이 부르는 축복의 내 노래는
어느 강으로 흐르고 있는가

악몽과 비몽, 그 불멸의 강에 갇혀
나는 나를 버리고
내 몸이 나를 버리는 불가해의 강에서
하얗게 배를 뒤집고 누운
물고기 떼의 붉은 눈알에서
무엇의 정체가 내 혈관의 한끝을 누르고 있는가
그 무엇의 뇌파 한 무늬가 얼룩소를 매어 놓았는가

창 밖 달그림자가 하얗게
달의 시간을 지우고 가는 밤,

나는 내 작은 지느러미의 날갯짓에
큰 울음소리로 빈 산을 적시고 있다

· 이영춘 · 평창 봉평 출생 · 전 원주여고 교장 ·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겸 감사 · 강원장애인복지신문사 회장
· 이영춘
· 평창 봉평 출생
· 전 원주여고 교장
·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겸 감사
· 강원장애인복지신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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