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안 맨 끝, 저 집에 귀 뉘인 자 누구일까
신발 두 켤레 댓돌 귀퉁이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고
문틈 새로 희미한 불빛 가쁜 숨 고른다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저 속의 삶,
어디론가 집 떠난 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것 칭얼대는 소리,남루한 창틀 흔들리는 소리
갈퀴같이 마디 굵은 손으로 양은 냄비 달그락대는
저 빈 그릇의 헛한 마음,
발자국 소린가 귀 기울여도 돌아오지 않는 소리,
어느 새 골목 안은 죽은 듯 깊은 잠에 빠지고
홀로 잠들지 못하는 이 동네 맨 끄트머리 저 집엔
누가 있어 이 밤도 등불 내리지 못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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